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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인의 글
예술과미디어학회의 『예술과 미디어』는 한국학술진흥재단의 등재학술지로서 테크놀로지영향아래 복합학문연구가 추세인 이 시대의 예술을 연구하기 위한 장이다. 미술사, 미학, 창작이란 전통적 분야에서부터 인문, 사회, 정치 그리고 첨단 기술, 과학 등의 네트워크로 확장해 나가면서 실험하는 예술까지의 새로운 시각을 다루며 실천해 나가는 학술지는 이 시대 예술의 위치를 확인할 뿐만 아니라 발전시키는 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2017년 16권 제2호에서는 변이와 이형으로 문화적 지형이 확장되어 가고 있는 예술의 전 지구적 동시대성의 특성 안에서 다양한 시각에 관한 연구를 다룬다.
하선규의 「예술과 유희의 연관성에 관한 미학사적 고찰(1)- 고대 그리스와 칸트와 실러의 미학사상을 중심으로」는 유희가 단지 예술을 이루는 한 요소나 예술이 산출한 어떤 형식이 아니라 가상 개념과 함께, 모방과 예술에 관한 최초의 이론적 성찰에서부터 예술의 ‘존재 근원’이자, 예술의 ‘내적 분화와 변화(운동)’를 촉발한 추동력이었다는 논증을 플라톤에서 벤야민까지의 미학사 안에서 설득력 있게 펼쳐 보인다. 상징, 은유, 아이러니가 기존 예술에 대한 대항 방식이 되어 예술의 개념이 이관되고 있는 지점을 미학의 근원적 사고로 성찰하게 한다. 이봉욱의 「탈식민주의 예술의 정치적 전복 가능성으로서 다시쓰기」는 서구 식민 지배를 받아왔던 지역이나 국가들이 독립한 이후에도 여전히 서구 헤게모니의 영향아래 문화 다원주의나 문화다양성이 아닌 문화적 동일성과 초국가적 동질화의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 점을 호미 바바의 탈식민주의 담론을 통해 동시대 문화에 대한 인식개선과 예술적 실천으로 논한다. 서구의 동질화억압 속에서 피지배자들은 지속적인 전치와 변형을 도모하며 혼성성과 흉내 내기로 전복가능하다고 여긴다. 이봉욱은 ‘다시쓰기’라는 예술 실천의 방식을 제시하여 예술의 순수성에서 벗어난, 기존 예술작품을 의도적인 새로운 맥락으로 인용하고 전유함으로써 비판형식과 의미를 산출하여 지배적 담론을 대항해 나간다. 이수홍, 노영훈의 「일상적 오브제의 사적 점유에 관한 고찰- 전유와 재전유의 전략」은 후기 자본주의 시대의 예술작품에 사용된 일상적 오브제와 자본의 상보 관계와 전모를 살펴보며 오브제의 전유(재전유)가 시대의 내적 도구임을 알게 한다. 사회관여자로서 새로운 생산방식을 제공하는 브리꼴뢰르라는 오늘의 예술가의 역할과 의미를 살펴볼 수 있다. 김현숙의 「오니시 야수아키의 설치 작품 속에서 빈 공간과 보이지 않는 공기의 숨결을 통한 비움의 의미」는 일본 조각가이자 설치 오니시 야수야키의 희고, 검은 핫 글루나 비닐 등의 가벼운 소재로 공기, 빛, 보이지 않는 공간을 경험하게 하는 작업을 불교의 원이나 비움, 간극이라는 동양철학의 시적 조형적 언어로 분석하고 해석하며 소개한다. 배혜정, 김홍중의 「집단적 기억 개념을 통한 동시대 한국 미술 사례 분석: ‘만들어진 전통’의 전복과 비물질적 기념비」는 근년의 세월호, 위안부 등의 상황에서 기억이 단지 개인의 문제가 아닌 사회적 차원의 문제가 되고 있는 점에서 출발한 연구다. 기억개념 중에서도 에릭 홉스봄의 ‘만들어진 전통’에서 최정화, 함경아의 작업들을 통찰하고 이에 대해 전복과 해체를 시도한다. 정연두와 백현주의 작업을 도미닉 라카프라의 역사적 트라우마 논의를 통해 고찰하며 기념비라는 집단적 기억의 표상 형식을 비 물질성의 역기능으로 해석한 비평적 관점의 연구다. 하일천, 양성원의 「중국 한족(漢族) 전통 복식 중에 나타난 문양 연구-반복 문양의 특징을 중심으로」는 전통 한족의상의 문양 유형 분석을 통해 한복이 가진 민족 전통문화와 의미를 알게 하는 자료로서 의미가 있는 연구다. 권경아, 윤준성의 「디지털 기술의 이중성과 사라짐」은 디지털 공간의 대상이 사라지는 것은 생성 시와 마찬가지로 사용자 혹은 프로그램의 행위가 필요로 하는 것으로 부터 인간과 기술의 물질성과 가상성안에서 변화하는 관계에 대해 고찰한 연구로 기술의 이중성에 대해 숙고하게 한다. 피에르 타미니오Pierre Taminiaux의 「‘범죄 현장’: 사진 안에서 흔적이 없는 죄악 ‘Crime Scene’: Evil without Traces in Photography」는 개인적 경험을 작업으로 실천한 내용을 새롭고 참신한 미학적 언어로 표현한 연구다. 마지막으로 송만용의 「증강현실과 데리다의 parergon 전략의 상관성 연구」는 현재 4차 산업혁명시기에 많이 등장하는 증강현실에 대해 시뮬라르크적 특징과 parergon 과의 상관관계를 인문학적 접근으로 살펴보고 있다. 시뮬라크라의 영역에 거주하며 서양 형이상학의 진리관을 해체 하고자는 데리다의 parergon의 전략을 사용하며 증강현실의 이미지 내부 결핍을 현실로 믿게 하는 프레임존재를 밝히는 시의적절한 논문이다.
학회지가 등재지가 되고, 그동안 4번에 걸쳐 발행하던 것을 두 번 발행하기로 한 후 편집장을 맡았다. 질을 높이고 좋은 학회지로 유지시켜야 하는 책임이 따른다. 이번 호에서도 확인한 봐 미술은 다른 학문과 더욱 촘촘히 녹아들어가며 연계되고 있다. 전통을 재해석하고 진보적이며 실험적인 동시대적 담론을 담아낼 중요한 학회지가 되기를 희망하며 많은 학자와 예비학자들의 관심과 투고를 바란다.
김미진 (홍익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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